오늘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7원이라는 비현실적인 수치에 도달했고 IMF 위기에 대한 공포심은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전 글에도 작성했듯 이런 강달러 상황에 대해 이성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IMF 위기가 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당 이유에 대해 작성해 보겠다.
1. 외화보유고
이전 글에도 작성했듯 현재 대한민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 세계 8~9위 수준이다.
물론 정치적 이슈와 겹치면서 현재 한국은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소진하며 환율방어를 하고 있고, 이는 부정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만의 이슈가 아니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강달러 현상으로 타국가들도 환율방어를 위해 달러를 태우고 있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 9위인 한국이 IMF 위기를 겪는다면 그 뒤에 있는 국가들은 이미 파산신청을 한 상태일 것이다.
2. 한국의 외화벌이
최근 대한민국의 무역수지를 보면 불안정한 상황에도 수출은 잘 되고 있고 달러는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에 반해 강달러로 인해 미국 무역수지는 떨어지고 있으며, 미국인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3. 트럼프의 예상 정책
트럼프의 임기일은 2025년 1월 20일로 한 달 채 남지 않았다. 트럼프가 꿈꾸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의 실현을 위해서 앞으로 미국은 수출을 늘려야 하고 기준금리는 낮춰야 한다.
현재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이 이에 반하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2017년의 트럼프가 그랬듯 트럼프는 달러의 힘을 의도적으로 떨어트릴 것이고 미국의 수출을 늘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안정화될 것이다.
4. 한국의 환율정책
한국은 현재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97년 IMF 당시에는 외환보유고의 여유도 없는데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물론 고정환율제의 장점도 존재한다. 환율이 유지되면서 기업의 수출, 수입가격 예상이 쉬워지고 환율변동 리스크 또한 감소한다. 그래서 중국은 아직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환율을 관리하는 변형된 버전의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97년 당시 고정환율제를 유지했고, 위기는 더욱 커지게 됐었다.
반면, 변동환율제는 환율을 시장에 맡기면서 올리려는 세력과 내리려는 세력의 대립으로 더욱 적절한 균형을 유지한다. 한국은행의 개입은 이런 방향을 살짝 틀어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환율은 상승하여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은 감소하여 궁극적으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5. 결론 🧐
주변 이야기와 뉴스를 듣고 불안에 떨기 전에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더욱 가속하여 오른 것은 맞지만, 현재 일본의 엔화를 보든, 중국의 위안을 보든, 유럽의 유로를 보든 타 국가의 시선으로도 달러 환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는 한국만 특별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단순히 달러환율이 오르면 미국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달러의 강세로 인해 미국의 물건을 수입해 오려는 국가는 적어지고 미국의 수출량은 줄고 있다. 결국 미국은 스스로 달러의 힘을 낮출 수밖에 없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것은 분명하지만, 그동안 한국의 경제는 여러 상황들을 겪으며 탄탄해져 있고, 위기에 대응할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